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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예술이 만난 미래는?'...'미디어아트-블랙스완 展' 상암 비축기지서 개막
진화하는 신 : 가이아(2017), 노진아 작가 작품 (사진= 김진부 기자)
기술과 융합된 예술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가상현실, 인공지능, 로봇, 인터랙티브 아트, 사운드 설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어 화제다.
오픈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서울문화재단 후원, 유아트랩서울 주관으로 지난 12일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탱크에서 '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벌- 블랙스완 : 예기치 않은 미래'를 개막했다.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는 15일까지 열린다. 블랙스완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검은백조'라는 저서를 통해 처음 사용한 경제 용어로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요르단국립미술관과 연계해 동시에 열리는 전시여서 더욱 의미깊다.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요르단국립미술관에서 한국과 동일하게 12일 개막한 블랙스완 전시의 참여작가는 아흐메드 살라메, 아시야 알쉬샤니, 타우피크 다위, 왈리드 알 와위, Studio 8, 그리고 한국작가로 김기라, 옥정호, 이재욱, 싱가포르 작가로 유릭 라우 등이 참여한다.
2020 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벌- 블랙스완 : 예기치 않은 미래 포스터 (사진= 유아트램 서울)
2020년 페스티벌인 《블랙스완: 예기치 않은 미래》 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관련한 예술을 통해 변화될 세상을 예측한다.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로봇, 인터랙티브 아트, 사운드 설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국제 애니메이션 특별전 등으로 이루어진 출품작품들은 기술미학과 트랜드를 반영해 관람객들에게 몰입과 체험의 장을 제공한다.
특히 블랙스완 미디어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는 장소인 상암동 문화비축기지는 옛 오일탱크를 그대로 살려 공연장, 전시장으로 만든 공간이어서 건축 자체가 의미와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벌 공동 기획자이자 큐레이터인 이승아, 김정연 씨는 "이번 페스티벌은 기술기반 예술작품을 통해 미래의 예술을 상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위기 속에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메시지를 관람객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의 유명한 미디어아트스트와 함께 문준용 작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문 작가는 탱크2(T2)에서 신체 경험을 통해 공감각을 사유하는 몰입형 인터랙티브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은 각 탱크 별로 어떤 작가들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지 정리했다.
문화비축기지 각 탱크의 작가와 작품 소개
탱크1(T1) 에서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공간의 소리풍경을 만들어내는 권병준의 사운드 인터랙티브 작품, 유니츠 유나이티드의 팬데믹 시대의 인간의 ‘소통’과 상호작용에 관한 오프닝 퍼포먼스가 소개된다. 또한 물리적 전시 공간에서 회화적 경험을 실험하는 이영림의 VR신작, 코로나 시대의 재난의 소리들을 통해 인류의 연대와 공감을 모색하는 김기라는 현대음악가 양선용과의 공동작품, 공연기획자 이혜원과 협업한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탱크2(T2) 에서는 상호작용(인터랙티브)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 5점이 전시된다. 유거조의 에는 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떠도는 익명의 도시인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돌고 도는 사각형의 프레임은 중국의 기복신앙을 은유하는 것으로서 인류의 행복을 기원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마크 리의 신작 는 360도 VR 모바일앱 작품으로 인간의 내면에 사는 박테리아, 세포, 곰팡이, 바이러스 등과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김안나의 대기환경지수 데이터에 따라 가상 환경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라이브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숨>, 컴퓨터의 압축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위해 실제 관람객의 움직임이 동반되고, 작품에 반영되는 송호준의 <압축하지마> 작품 등이 소개된다.
시적 기계2 - 기계적 시선의 프롤로그 편(2017-2020) 김현주 작가 작품 (사진= 김진부 기자)
탱크4(T4) 에 들어서면 노진아의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에 바탕을 둔 AI로봇 <진화하는 신, 가이아>를 만날 수 있으며, 또 다른 로봇인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기계가 사물을 인식하는 시각과 과정을 보여주는 김현주(ex-media)의 <시적기계2: 기계적 시선의 프롤로그편>도 함께 볼 수 있다. 가짜 미래 뉴스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유릭 라우의 , 크레이 첸의 모순적 인간관계를 그린 실험적 단편영화, 첸사이훠콴, 양지에의 신작인 사운드 설치 작품 등 싱가포르 작가들의 작품 4점도 T4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아키히코 타니구치의 신작 는 다윈의 진화론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작가가 1994년 만들었던 가상공간 속으로 코로나를 피해 피신한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작가는 가상세계 속의 자신과 가상의 생물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질문하고 있다.
특히, 탱크4(T4) 에서는 지난 6월 예정되어 있던 요르단 내셔널 갤러리에서의 페스티벌이 무산되어, 서울에서 진행하는 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서 요르단 작가들의 비디오아트 다섯 점을 소개한다. 비록 행사는 코로나로 무산되었지만, 페스티벌 기간에 요르단 내셔널 갤러리에서 요르단 작가와 한국작가들의 비디오 교류전이 같은 전시 제목 <블랙스완>으로 개최된다. 문화비축기지에서 소개되는 작품을 통해서는 요르단의 사회,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그 중 타우피크 다위의 인류가 만든 실패와 실수가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실험적 비디오 <잊혀진 자들만이 죽는다>와 스튜디오 8의 신작 도 눈여겨 볼만하다. 코로나가 유발한 격리 상황 동안 만들어진 퍼포먼스 기반의 작품으로서 5,000km나 떨어진 곳에 사는 두 예술가가 예술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탱크5(T5) 에서는 팀 트라이어드의 오프닝 공연 가 진행된다. 도시가 만들어낸 대량의 데이터를 다양한 감각으로 환기할 수 있는 순간을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의 형식으로 소개한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